26SS 봄 패션 트렌드 (프린지, 드레이핑, 믹스패턴)

 




봄이 되면 옷을 더 잘 입게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년 봄이 가장 어렵습니다. 올해는 유독 더했습니다. 이번 26SS 시즌 트렌드를 훑고 나서 든 첫 생각이 "이거, 키 작은 사람은 그냥 포기하라는 거야?"였으니까요. 그래도 뜯어보니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일곱 가지 메인 트렌드 중 제가 실제로 적용해본 기준으로 솔직하게 분석해 봤습니다.


1. 프린지와 드레이핑, 왜 지금 이 둘이 동시에 뜨는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면 실루엣을 흐르게 만들려는 방향성입니다. 프린지(fringe)와 드레이핑(draping)이 동시에 부각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프린지란 원단의 끝단에 실이나 가죽 등을 늘어뜨려 만든 장식 디테일을 말합니다. 단순히 유행이라서가 아니라, 현재 룩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컬러나 패턴보다 실루엣의 간결함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된 디테일입니다. 간결한 실루엣은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데, 이 프린지가 움직임만으로 시선을 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직접 프린지 스커트를 한 시즌 써봤는데, 걸을 때 생기는 흔들림이 예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드레이핑은 프린지와 결이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드레이핑이란 천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거나 몸에 감아 입혀 주름과 볼륨을 만드는 의복 구성 기법을 말합니다. 단순한 체형 커버를 넘어 시선을 이동시키는 기능이 있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 쪽으로 드레이프를 집중시키면 비율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효과가 납니다. 어시메트릭(asymmetric), 즉 좌우 비대칭 디자인으로 주름이나 꼬임이 한쪽에 몰린 아이템들이 특히 트렌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줍니다.


두 트렌드 모두 과하면 역효과입니다. 프린지는 반드시 한 아이템에만, 드레이핑 역시 상하의 중 하나에만 적용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기준입니다.


2. 테일러링 수트, 간결함과 구조감의 균형


드레이핑과 완전히 반대되는 키워드가 테일러링 수트입니다. 같은 시즌에 이 둘이 공존한다는 게 처음엔 이상하게 보였는데, 제 경험상 이건 소비자층이 다른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상황에 따라 선택지를 갖는 구조입니다.


테일러링(tailoring)이란 재단과 봉제 기술을 통해 어깨선, 가슴선, 허리선 등 신체 구조에 맞게 의복의 실루엣을 설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캐주얼이 대세인 분위기에서도 세련된 인상을 유지하고 싶은 수요는 꾸준히 존재하는데, 두꺼운 코트가 아닌 가벼운 아우터가 메인이 되는 봄에 테일러링 재킷의 존재감이 더 커지는 겁니다.


올해 추천되는 방향은 어깨가 딱딱하게 각진 빅숄더가 아니라, 어깨 선이 살아있되 오버핏(overfit)으로 연출하는 스타일입니다. 오버핏이란 본래 사이즈보다 크게 여유 있게 입는 실루엣을 뜻하는데, 테일러링과 오버핏을 결합하면 편안하면서도 구조감 있는 실루엣이 완성됩니다. 셋업(set-up), 즉 재킷과 하의를 같은 소재와 색상으로 맞춰 코디하는 방식도 이번 시즌 많이 보였습니다.


트렌치 코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트렌치를 입을 수 있는 시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게 가장 아쉽습니다. 기후 변화로 봄가을 중간 기온 구간이 줄어들다 보니 트렌치코트를 꺼낼 틈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도 올해는 맥시(maxi) 기장, 즉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길이의 트렌치들이 많이 나왔고, 원피스처럼 다 여며 입을 수 있는 변형 스타일도 눈에 띄었습니다. 기본 트렌치가 이제 별로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닙니다. 다만 길이를 좀 더 길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업데이트하면 지금 흐름과 훨씬 잘 맞습니다.


3. 로우 웨이스트와 컬러플레이, 현실에서 얼마나 가능한가


로우 웨이스트(low waist)는 이번 시즌에서 저를 가장 고민하게 만든 트렌드입니다. 로우 웨이스트란 팬츠나 스커트의 허리 라인이 골반 쪽으로 내려가 착용되는 실루엣을 말합니다. 상체가 길어 보이는 대신 하체 비율이 짧아지는 것이 트레이드오프(trade-off)인데, 이게 키 작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리합니다.


제가 직접 시도해봤을 때 느낀 현실적인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 굽이 있는 신발이나 토캡(toe cap)이 뾰족한 슈즈를 선택해 다리의 시각적 길이를 보정한다

- 팬츠를 로우 웨이스트로 가져가되 상의 길이는 짧게 유지해 전체 비율이 무너지지 않게 한다

- 로우햄(low hem), 즉 밑단 라인이 내려간 디자인의 아우터나 원피스에 벨트를 로우 웨이스트 라인에 맞춰 활용하는 방식으로 트렌드를 적용한다


컬러플레이(color play)는 컬렉션에서는 파격적인 조합들이 많이 보였지만, 실제 거리 패션에서는 여전히 무채색 위주에 포인트 컬러를 한 가지 정도 더하는 수준이 현실적입니다. 같은 계열의 두 가지 색을 색다른 조합으로 시도해보는 것, 또는 강한 컬러 하나를 소품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이 지금 단계에서 가장 무난하게 트렌디해 보일 수 있는 접근입니다.


국내 패션 소비 트렌드를 보면, 색채와 실루엣 변화에 민감한 20~30대 소비자들이 시즌 초반 신상 구매에서 컬러 아이템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패션산업연구원](https://www.kofoti.or.kr)). 컬러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높아지고 있지만, 대중적인 수용 속도는 컬렉션보다 한두 시즌 느린 것이 현실입니다.


4. 믹스패턴과 소품, 트렌드를 완성하는 마지막 디테일


믹스패턴(mix pattern)이란 체크, 플로럴, 도트, 스트라이프 등 서로 다른 패턴의 아이템을 함께 코디하는 스타일링 방식을 말합니다. 이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인데, 사실 규칙 세 가지만 지키면 생각보다 결과물이 좋습니다.


- 전체를 무지로 베이스를 깔고 패턴은 한 가지만 올리는 방법

- 같은 패턴인데 사이즈를 다르게 가져가는 방법 (큰 체크 + 작은 체크)

- 패턴을 두 가지 섞을 때는 컬러 수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블랙 체크 + 블랙 도트)


체크 패턴은 이 세 가지 접근 중 어느 것과도 잘 맞는 베이스 패턴입니다. 성별 경계가 없고 계절 경계도 점점 무너지고 있어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직장인이 세련되게 활용하려면 체크 재킷 하나를 무지 아이템들과 함께 쓰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소품도 올해는 방향이 명확합니다. 슬라우치(slouch), 즉 형태가 늘어지거나 흐트러지는 빅백이 여러 브랜드에서 동시에 나왔고, 폭이 좁은 벨트가 드레이프 아이템이나 오버핏 아우터와 함께 많이 활용됐습니다. 신발은 납작한 밑창이 계속되는 흐름 속에서 재즈 슈즈(jazz shoes)가 눈에 띄었습니다. 재즈 슈즈란 발레나 재즈댄스용으로 개발된 납작하고 가벼운 가죽 슈즈에서 유래한 형태로, 레이스업 디테일이 있는 플랫 레더 슈즈를 가리킵니다.


글로벌 패션 리서치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S/S 시즌 이후 플랫 슈즈와 미니멀 실루엣 소품의 수요는 전년 대비 지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출처: Business of Fashion](https://www.businessoffashion.com)).


올봄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내 몸과 생활방식에 맞게 섞어 입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시즌입니다. 일곱 가지를 다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프린지 하나, 또는 폭이 좁은 벨트 하나만 추가해도 충분히 지금 흐름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봄 테일러링 재킷과 로우 웨이스트 슬랙스 조합에 체크 패턴 소품 하나를 더하는 것부터 시작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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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OuYBXzNx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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